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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은평구을 강병원 의원(더불어민주당,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출처 = iNIS]지난 1월18일(목요일) 서울 은평구 불광동에 위치한 서울 은평구을 강병원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디지털 ID' 관련 간담회가 개최됐다.이날 간담회는 '모바일운전면허증 국민 편의성 검토'로 국내외 다양한 디지털 ID 정책에 대한 현황과 문제점, 다양한 이슈에 대해 다뤘다. 세부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행정안전부(이하 행안부)가 도입한 디지털 운전면허증이 블록체인 방식으로 도입됐으나 국제표준은 중앙집중식 방식으로 검토되고 있어 향후 상호호환성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2021년 9월 국제표준화기구(ISO)는 중앙집중식 방식의 'ISO/IEC 18013-5 Mobile Driving Licence Application' 표준 제정을 완료했다. 국내에서도 KS로 부합화를 마쳤다.또한 미국, 유럽, 오스트레일리아 등의 국가기관과 삼성전자, 애플, 구글 등 기업이 참여해 글로벌 선도를 위해 국제표준에 따라 정책 도입과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상황이다.국내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분산 ID(DID)로 개발됐다. W3C(World Wide Web Consortium)를 중심으로 분산 ID 관련 표준화가 진행 중이다.▲ 왼쪽 송용찬 교수(중앙대학교), 오른쪽 강병원 의원(더불어민주당,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출처 = iNIS]국민의 편의를 위해 해외에서 사용 가능한 국제표준에 기반한 디지털 운전면허증 도입이 필요한 실정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은 기존 ISO의 국제표준에 기반을 두고 디지털 신분증을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반면 행안부는 분산 ID 기반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국내에 출시했다. 국제표준과 다르므르 향후 해외에서 사용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인 강병원 의원은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에 나갈 때 만든 모바일 운전면허증으로 인해 상대국 중앙 서버에 개인 정보가 저장되고 유출될 우려가 높아 행안부가 블록체인 방식으로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개발한 것이지 않겠냐"고 운을 땠다.▲ 송용찬 교수(왼쪽, 중앙대학교), 강병원 의원(가운데, 서울 은평구을), 이재승 보좌관(오른쪽) [출처 = iNIS]중앙대 공공인재학부 송용찬 교수는 "국가 간 암호키와 인증키를 상호 교환하는 것으로 국내 개인정보가 해외로 넘어가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행안부가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블록체인 방식으로 추진한 것은 분산 처리 시 보안 측면에서 더 우월하다는 측면을 고려했기 때문이다.하지만 미국이나 유럽이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신분증은 중앙집중식이며 디지털 ID 관련 기업들도 중앙집중 방식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어 향후 국내외 호환성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불가피하다.송 교수는 "국회 공청회를 통해 정보보안 문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며 강 의원에게 공청회 개최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 은평구을 강병원 의원(더불어민주당,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출처 = iNIS]공청회에서는 디지털 운전면허증 등 디지털 신분증이 디지털 지갑 등과 직결돼 향후 디지털 사회의 기반으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어 디지털 ID 표준기본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내용를 다뤄야 한다.모바일 운전면허증을 시작으로 주민등록증, 여권 등 다양한 신분증을 디지털로 전환하고 디지털 지갑에 넣고 있는 시점에서 국제표준과 동떨어지게 되면 디지털 시대에 글로벌 경쟁에서 밀려나므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국제표준과 미국, 유럽, 오스트레일리아 등과 다른 방식의 디지털 신분증에 어떻게 대응할 지 2024년에 검토하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에서 밀려나게 된다. 따라서 디지털 신분증과 관련한 (가칭)디지털 ID 표준기본법을 제정할 필요성이 제기됐다.참고로 간담회에는 강병원 국회의원(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재승 보좌관, 송용찬 교수(중앙대학교 공공인재학부), 국가정보전략연구소 박재희 수석연구원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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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09우리나라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위원회는 올해 말까지 KDB산업은행의 본점을 부산광역시로 이전할 계획이다. 산업은행 뿐 아니라 한국은행·한국수출입은행·IBK기업은행·농협중앙회 등도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 금융허브로 자리매김하려던 서울특별시의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산업은행은 지난해 11월 해양산업금융2실을 신설해 부산시에 두기로 결정했다. 2월에는 직원 45명을 부산 근무지로 발령했다.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22층에 사무실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울시의회는 3월2일 ‘국제금융도시 서울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정책토론회에 참석한 다수 전문가의 의견을 취합해 금융위원회·정부가 주장하는 금융기관 지방 이전 논리와 비교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선거공약을 평가하기 위해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 모델을 적용해 양자의 의견을 정치·경제·사회·문화·기술 측면에서 평가했다.▲ 국제금융도시 서울을 위한 정책토론회 [출처 = iNIS] ◇ 금융기업 부산 이전해 동남권 발전 추진하지만 한계서울시의회가 개최한 정책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만 참석해 반쪽짜리 행사로 전락했다. 서울시장과 대통령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라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먼저 금융위원회와 정부가 산업은행 뿐 아니라 금융공기업의 지방 이전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다음과 같다.정치적으로 동남권 지역균형발전 추진, 수도권 경제력 집중 억제, 윤석열 대통령의 선거 공약 이행 등으로 주요 금융공기업의 지방 이전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보수 정당의 입장에서 TK(대구·경북) 못지않게 PK(부산·경남)의 민심이 중요하다. 경제가 추락한 부산시의 정치적 요구를 거부하기 어렵다.부산에는 한국주택금융공사·한국예탁결제원·한국자산관리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 등이 이전했지만 경제가 살아나지 않았다. 수도권에 집중된 경제력을 지방으로 분산시켜야 하지만 강제로 배분하는 것이 적절한지가 논란거리다. 윤 대통령의 선거 공약을 이행하는 것이 금융산업 경쟁력보다 중요한지도 의문이다.경제적으로 보면 부산을 해양산업금융 중심지로 육성, 정책금융을 강화해 조선·해양산업 육성, 부산을 아시아의 금융허브로 육성 등이 주안점이다. 부산은 한때 동북아 최대 무역항으로 군림했지만 중국 상하이 푸둥항에 자리를 넘긴 후 활력을 찾지 못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부산의 조선·해양산업이 부진한 이유가 금융지원이 충분하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인건비 상승 등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인지 판단해야 한다. 후자가 원인이라고 한다면 금융기관 이전으로 조선·해양산업이 재생될 가능성은 낮다.지난해 9월 글로벌 컨설팅그룹인 지옌(Z/Yen)이 평가하는 국제금융센터지수(GFCI)에서 부산은 29위를 기록해 11위인 서울에 한참 뒤졌다.사회는 직원 이주로 부산 인구의 증가, 지역인재의 취업 기회 제공, 주택 특별공급으로 정주 여건 개선 가능 등을 제시했다. 부산시 인구는 2013년 350만 명에서 2022년 330만 명으로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공기업 1차 이전으로 인구가 늘어난 혁신도시는 많지 않아 인구 증가는 설득력이 약하다.지방 이전 공기업은 지역인재를 30% 채용해야 한다. 부산에 있는 대학 졸업자는 ‘신도 가고 싶은 직장’인 금융공기업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 지방 이전 공기업 직원에게 주택 특별공급이 당근이었지만 부동산 침체기에는 더 이상 유용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문화는 국제학교·특수학교 유치 추진, 대학 계약학과로 필요한 인력 양성 가능, 해운대 등 관광자원 풍부 등 서울과 비교해도 인프라가 부족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부산시는 자녀교육을 핑계로 이주하지 않으려는 직원을 위해 국제학교나 특수학교를 유치할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다.산업은행과 같은 금융공기업은 국내 최고 수준의 대학 졸업자도 입사하기 어렵다. 지방대에서 금융공기업이 원하는 수준의 인력을 양성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해운대의 자연자원은 우수하지만 전시회·공연·문화재 등 전반적인 문화 인프라는 부실하다.기술은 블록체인 특구로 지정돼 디지털 금융 선도 가능, 양질의 일자리로 우수 정보통신기술(ICT) 인력 유치 가능, 최첨단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건설 등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부산이 블록체인 특구를 운영 중이지만 서울 여의도를 중심으로 형성된 핀테크 산업 경쟁력이 더 높다.4차 산업혁명이 진전되고 디지털화를 추진하면서 우수한 ICT 인재의 유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1년 만에 연봉이 수천만 원씩 상승하고 블록체인이나 인공지능(AI) 관련 엔지니어는 서울 소재 기업도 구하기가 ‘하늘에서 별따기’와 같이 어렵다. 서울에서 받는 비슷한 수준 급여에 부산까지 내려갈 엔지니어는 많지 않다. ◇ 금융은 정치가 아닌 경제 논리로 작동돼야 발전 가능국정연은 지난해 11월 초부터 ‘서울을 아시아 금융허브로’라는 심층기획을 시작해 국회의원,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또한 글로벌 금융허브인△ 미국 뉴욕, △영국 런던 △싱가포르 △홍콩 △중국 상하이 △일본 도쿄 △프랑스 파리 △독일 프랑크푸르트 △스위스 취리히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의 경쟁력을 분석했다.정책토론회에 참석한 주요 인사는 이동걸 前 산업은행 회장,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김현준 산업은행 노조위원장, 김묵한 서울연구원 연구위원 등이다.참가자의 발표 내용과 다수 전문가가 금융공기업의 지방 이전이 서울을 아시아 금융허브로 육성하려는 정부의 기존 정책과 역행한다고 주장하는 내용을 정리하고자 한다.정치적으로 보면 동남권은 국가 경제정책의 최대 수혜자, 서울을 아시아 금융허브로 육성하는 것이 정부의 기존 정책, 올바른 자원 배분이 국가의 미래 경쟁력 좌우 등을 통해 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을 반대한다.부산을 포함한 동남권은 산업화시대 경제정책의 최대 수혜자로서 다른 지역에 비해 발전했다. 하지만 시대적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추락하고 있어 금융공기업의 이전이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본다.정부는 서울을 종합금융 중심지, 부산은 해양파생상품 특화 금융 중심시로 육성할 계획이지만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금융산업이 양자를 분리할 정도로 규모가 크지 않다고 주장한다.경제는 정책금융은 지역개발금융공사 설립이 유리, 주요 고객이 서울·해외에 있어 협력 어려움, 경제는 공정성·효율성 확보가 중요 등의 논리로 반박한다. 산업은행 노조는 부산 뿐 아니라 전국 곳곳의 지방자치단체와 산업은행이 공동으로 출자해 지역개발금융공사를 다수 설립하는 것이 지역균형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역설한다.산업은행 노조에 따르면 고객의 30% 이상이 대기업이고 대기업의 본사는 대부분 서울에 있어 지방 이전은 고객과의 단절을 의미한다. 산업은행은 투자를 위해 수많은 내·외부 이해관계자와 협력해야 하므로 이들이 있는 서울에 있는 것이 합리적이다. 글로벌 금융허브 모두 동일한 원칙을 따른다.사회는 지방으로 거주지를 옮길 직원이 소수, 지역 출신 30% 채용이 역차별과 파벌 조성 가능, 우수 인재의 지방 근무 기피로 인재 유출 등을 우려하고 있다. 공공기관이 1차로 이전한 지방 혁신도시의 인구는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이사를 간 직원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지역 출신을 30% 할당해서 채용하면 우수 인재를 채용할 기회를 잃게 된다. 특정 지역 출신이 30%를 점유하면 파벌이 형성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민연금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우수 인재의 지방 근무 기피로 이탈은 불가피하다. 최근 국민연금은 기금운용본부만이라도 서울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문화는 국제학교·특수학교를 유치해도 경쟁력 확보 애로, 금융 전문가는 지방대의 계약학과로 양성 불가능,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이 향유할 문화 인프라 부족 등을 반대를 위한 명분으로 내세운다. 국제학교를 부산에 설립해도 서울과 어깨를 견줄 정도의 경쟁력을 갖추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복잡한 금융상품을 설계하고 외국의 금융기관과 협력할 정도의 우수한 인재를 육성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서울 상위권 대학도 어려운 임무를 지방대가 수행하기란 역부족이다.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한 산업은행을 방문한 외국인이 업무시간 외에 즐길 문화 인프라가 부족한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기술은 블록체인은 핀테크 산업의 일부에 불과, 우수 ICT 인력의 수도권 근무 선호, 산업은행의 전산실은 국가보안시설이라 BIFC 입주가 불가능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에 속한다.우리나라가 정보기술(IT) 산업을 선도하고 있지만 소프트웨어(S/W) 경쟁력은 확보하지 못했다. 우수 엔지니어의 양성을 국가적 과제로 설정해야 하는 이유다.▲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출처 = iNIS]-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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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9실용주의 노선을 경제에 접목하면 금융업 육성 가능… 문명충돌 이슈 해결해야 국가총화 달성 가능영국과 함께 서양 제국주의 시대를 화려하게 열었던 프랑스는 본토 외에도 다수 역외 영토를 보유한 강대국이다. 시민혁명으로 민주주의를 쟁취해 전 세계로 전파했을 정도로 인권보호에 대한 인식은 강한 편이다. 고대부터 다민족 국가로 다양한 문화를 융합시킨 결과, 현재 글로벌 문화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다.1·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에 치욕적인 패배를 당하며 국가의 위신이 땅에 떨어졌지만 특유의 낭만적인 국민성을 토대로 단기간에 자존감을 회복했다. 프랑스는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한 브렉시트(Brexit)를 단행한 이후 EU의 통합을 주도하고 있다.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대화 채널을 유지하며 국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실용주의자로 유명하다.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선거공약을 평가하기 위해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 모델을 적용해 파리의 금융허브 경쟁력을 정치·경제·사회·문화·기술 측면에서 평가했다.▲ 프랑스 파리의 금융허브 경쟁력 평가 [출처 = iNIS] ◇ 인종차별·종교 갈등으로 사회통합 훼손돼 경제 어려워져프랑스 수도인 파리는 지난해 9월 기준 글로벌 컨설팅그룹인 지옌(Z/Yen)이 평가하는 국제금융센터지수(GFCI)가 세계 10위로 2021년 25위에서 15단계나 급상승했다.파리가 유럽 금융허브를 두고 경쟁하는 도시는 △영국 런던 △독일 프랑크푸르트 △스위스 취리히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아일랜드 더블린 등이다.브렉시트로 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이 줄어든 런던은 미국 뉴욕에 이어 GFCI 2위를 차지할 정도로 관록을 자랑한다. 정년을 65세로 늦춰 연금적자를 해소하려는 프랑스 정부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가용한 수단을 모두 동원하고 있다. 파리가 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정치적으로 극우 정치세력의 득세, 미국·영국·서유럽 국가와 다른 독자 외교 노선, 중국·러시아·이란 등 권위주의 국가와 밀월관계 등을 풀어야 한다.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럽에서 발호한 극우정치세력은 여전히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마크롱 대통령의 재선에 도전해 돌풍을 일으켰던 마린 르펜이 대표 극우 정치인이다.프랑스는 △러·우 전쟁 △이란의 핵무기 개발 △중동의 군사적 갈등 △중국의 전랑외교 등 주요 국제 이슈마다 미국·영국과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체면을 보호해줘야 파국적인 결말을 피할 수 있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경제적으로 보면 항공·자동차 등 전통적으로 강했던 제조업의 경쟁력 약화, 강성 노조의 파업이 빈발해 산업 손실 악화, 높은 실업률과 막대한 규모의 재정적자 등도 경제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 1위 항공기 제조업체인 미국 보잉과 치열하게 선두 다툼을 벌였던 에어버스는 성장세가 주춤한 상태다.최근 교통·에너지·교육 등 주요 8개 노동조합이 정부의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18년 마크롱 대통령의 유류세 인상 발표 당시에도 노란 조끼 시위로 산업 전반에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2020년 11월 9.0%에 달했던 실업률은 2년 만에 7%대 초반으로 하락했지만 3.4%인 미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사회는 중동계 이민자에 대한 인종 차별 심화, 이슬람교도와 종교적 갈등 악화, 높은 물가와 주택가격도 국민총화를 위해 시급하게 해결해야 한다. 로마의 지배 이후 게르만족·노르만족 등 다수 이민족이 들어왔지만 19세기부터 중동·북아프리카 출신이 늘어나며 인종 차별이 심해졌다.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이 주도한 테러와의 전쟁이 발발하며 유럽은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대결장으로 전락했다. 2020년 체첸 출신 무슬림 청년이 중학교 교사를 잔혹하게 살해하며 구교와 신교의 피비린내 나는 종교전쟁을 거치며 정립한 똘레랑스(tolerance·관용)를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당분간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테러가 빈발할 것으로 전망돼 우려스럽다.문화는 국수주의적 태도로 타 문화에 배타적 자세, 자국어 중심의 언어교육, 시장에 필요한 인재 양성 한계 등도 다른 사회와 융합하려는 의지를 꺾는다. 다양한 문화를 융·복합해 형성된 프랑스 문화가 우수한 것은 부인하기 어렵지만 배타적인 사고는 배격돼야 한다.프랑스인이 자국어에 높은 자부심을 갖고 있지만 사용자가 전 세계 80억 인구 중 3억 명에도 미치지 못한다. 프랑스어만 고집하면 외부 세계로부터 고립되는 것을 피할 수 없는 이유다. 초저금리와 외국인의 구매로 주택가격도 상승해 정주여건을 악화시켰다.기술은 런던·뉴욕과 마찬가지로 낙후된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정보기술(IT) 관련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 기술력 부족, S/W 엔지니어 양성시스템 미흡 등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기 어렵게 만든다. 우리나라가 초고속 인터넷망을 구축해 ICT 산업을 단기간에 육성한 것처럼 정보사회의 혈관인 ICT 인프라를 투자부터 확대해야 한다.미국을 제외하고 어떤 국가도 ICT 관련 H/W와 S/W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 하지만 중국은 H/W, 인도는 S/W에 집중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것처럼 최소한 하나의 영역은 육성해야 다가올 미래사회에 대처할 수 있다. ◇ 핀테크 관련 핵심 S/W에 역량 집중 요망프랑스는 러·우 전쟁으로 촉발된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과 글로벌 공급망 붕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경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핀테크로 대변되는 첨단 금융업은 시공을 초월해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어 수용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파리의 금융업 경쟁력을 향상시킬 개선 방안을 찾아보자.정치적으로 보면 중도 실용주의 정치 노선의 추진, 자유민주주의 국가와 연대 강화, 권위주의 국가와 신중한 외교관계 정립 등으로 우방국을 늘려야 한다. 지난해 재선에 성공한 마크롱 대통령이 대표적인 중도 실용주의자다.2차 세계대전으로 망연자실해진 국민을 통합해 국력을 회복한 샤를 드골도 실용적인 노선으로 지도력을 발휘했지만 미국·영국과 사사건건 대립했다.드골의 개인적인 성향이 작용했지만 국가이익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단기적 이익을 위해 중국·러시아·이란과 같은 권위주의 국가와 유대를 갖는 것도 좋지 않다.경제는 항공·우주·자동차 등 제조업 집중 육성, 노사가 협력해 동반자 관계 형성, 일자리 창출 및 균형재정 달성 노력 등도 정치권의 리더십 발휘가 필요한 이슈에 속한다.에어버스는 독일·이탈리아·스위스 등 주변국과 분업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캐나다의 봄바르디어, 브라질의 엠브라에르, 중국의 중국상용항공기(COMAC)가 에어버스를 추격하고 있다.마크롱 대통령의 경제개혁이 나름 성공을 거두며 2017년 이후 경제가 불황에서 벗어나고 있다. 2009년 4분기 실업률은 10%였지만 15~24세 청년층 25%가 일자리를 얻지 못했다. 일자리를 창출하고 출산율을 높이려면 적자재정이 불가피해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사회는 이민자 포용을 위한 사회적 합의 도출, 다른 종교에 대한 관대한 태도 견지, 물가 안정과 주거비 절감을 위한 노력 등이 요구된다. 이민자를 차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일자리 부족이다.이민자가 부족한 일자리를 빼앗아가고 저임금 노동을 받아들여 급여가 오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영국의 브렉시트와 미국의 미국우선주의도 반이민정서를 자양분으로 성장했다.국제정치학자인 새뮤얼 헌팅턴은 ‘문명충돌론’으로 기독교 문명과 이슬람 문명의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봤다. 종교를 마약으로 치부하고 터부시한 공산주의가 다시 부활하지 않는 이상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갈등은 피하기 어렵겠지만 다른 종교에 관대하게 대하려는 태도를 가져야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다.문화는 문화상대주의에 대한 인식 개선, 영어 등 외국어 교육 강화, 산업에 적합한 인재육성시스템 설계 및 운영 등도 금융업의 토대 형성에 필요하다. 프랑스 문화가 우수하다고 주장하지만 인류의 4대 문명 발상지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잊지 않아야 한다.이슬람 문화를 이해하려면 중동 역사를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사회갈등 해소 측면에서도 아랍어 학습은 중요하다. 비슷한 관점에서 다수 국민이 동양의 문화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힌두어·중국어·일본어 등도 배우면 좋다.기술은 5G·초고속 인터넷 등 ICT 인프라 투자 확대, 금융업에 필요한 S/W 경쟁력 확보, 우수 S/W 엔지니어 이민 확대 등으로 개선할 수 있다. 국가 차원에서 ICT 인프라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절실하게 요구된다.ICT 산업 전반에 걸쳐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면 인공지능(AI)·빅데이터(Big Data)·블록체인(Block Chain)·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등 금융업에 필요한 기술에 집중하면 된다.▲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출처 = iNIS]-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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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2지역 균형발전과 국가금융정책에 대한 명확한 전략 수립이 우선, 국제환경은 서울을 금융허브로 만들 적기로 성공 가능성 높아 15일 정부는 청와대 영빈관에서 제1차 국정과제 점검회의를 개최해 수도권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본격화하기로 결정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KDB산업은행의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겠다는 의지도 확고하게 내비쳤다.부산광역시는 부산을 동북아 금융허브로 육성하려면 KDB산업은행뿐 아니라 한국수출입은행과 수협중앙회도 이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산은 2009년 금융중심지로 지정된 이후 한국주택금융공사·한국예탁결제원·한국자산관리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기술보증기금 등을 유치했다.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는 금융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에 대한 찬반양론을 듣고 서울을 아시아 금융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중앙 정부와 서울특별시의 정책이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혹은 문제점·개선책은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관계자 인터뷰를 진행했다.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조윤승 KDB산업은행노동조합 위원장, 김두관 국회의원에 이어 네 번째로 만난 사람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다.김 의원은 서울시 ‘영등포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어 서울 금융허브를 구축하는 방안을 오랫동안 고심했다. 최근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 중인 김민석 의원 [출처 = iNIS]◇ 서울 힘 빼기보다 여의도 금융특구 지정하는 것이 바람직김 의원은 1985년 서울대 총학생회 회장으로 민주화운동에 참여했으며 15·16대 국회의원을 거쳐 2002년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한 이력을 갖고 있다. 18년 만인 21대에 당선되며 3선 의원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김 의원에게 정치 이력과 지역 균형발전 등에 관해 질문했다.- 현재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인데.“초선과 재선 때는 재경위원회 및 정무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이들 위원회는 인기도 있지만 핫한 상임위라 선택했다. 초선 때는 재경위원회를 가기 어렵다고 생각해 보건복지위원회를 신청했는데 뜻을 이루지 못했다.그때는 보건복지위가 비인기 상임위였으나 지금은 가장 중요한 이슈인 민생을 다루고 있고 관련 예산도 커졌다. 과거와 달리 보건·복지·바이오 등 다루는 분야도 많고 이번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본 것처럼 국민의 건강, 민생과 직결된 중요 상임위가 됐다.”- 지역 현안 중 가장 큰 현안은.“영등포구는 지역이 복합적이어서 여의도·신길동·대림동 각각 굉장히 성격이 다르다. 여의도는 현재 재건축이 진행 중인 것이 제일 큰 현안이다. 전반적인 재구조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길동은 뉴타운이 들어서며 공원을 포함한 주거환경을 정비해야 한다. 대림동은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으며 다문화가정이 많고 개발 과제가 상당하다.” - 서울도 강남과 강북이 다르듯이 지방과 수도권의 격차가 더욱 커지고 있는데.“최근 지방소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방의 사정은 어렵고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따라서 노무현정부 때부터 추진한 지역 균형발전은 꼭 필요하다. 하지만 교육·의료· 문화와 관련한 격차를 해결해 주지 못하면 지방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방안이 있는지.“한 가지 방법보다는 교육·의료 등을 종합해 정책 패키지를 만들어 시행해야 한다. 보건과 관련해서 지방에서 제일 고통을 호소하는 것이 병원과 의사 부족이다. 공공의대를 설립해 해결하자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교육을 개선하기 위해 서울에 있는 주요 대학과 지방대학을 연결해 대학도시를 만드는 방안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윤석열정부가 여의도에 본점을 두고 있는 KDB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 등 금융공공기관들을 지방으로 이전하고 있는데.“산업은행의 이전 논란은 한국 금융산업의 미래와 연관된 이슈다. 금융 중심지 정책이 처음 나온 것이 2003년 노무현정부 때다. 그 이후 금융중심지법도 제정하고 3년마다 금융 중심지 계획을 발표했지만 극적인 변화는 없었다. 최근 국제적으로 외부환경이 한국에 유리하게 변하고 있어 잘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외부환경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우선 국제정치 환경을 보면 2019년 홍콩 민주화시위, 미중분쟁 격화 등으로 홍콩 및 중국 도시들의 국제금융도시로서 매력이 떨어졌다. 홍콩에서 있던 금융기관이 홍콩을 떠나는 이른바 헥시트(Hexit·Hong Kong+Exit)가 나타나고 있다.그리고 핀테크·블록체인 등 금융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과 금융이 효과적으로 결합해야 도시의 금융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다.” - 산업은행 이전보다 선행돼야 하는 과제가 있는지.“산업은행 이전과 같은 서울 힘 빼기가 아니라 국회 이전이 예정된 서여의도 지역의 고도제한을 완화해 금융특구로 개발해야 한다. 블룸버그나 월스트리트저널과 같은 경제금융 전문 언론사의 아시아 지부를 유치하고 글로벌 핀테크 기업과 협력 강화, 우수한 국제학교 건립, 수준 높은 의료시설 확충 등 정주환경을 국제도시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 - 외국인이 한국에서 생활할 때 가장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영어인데.“홍콩, 싱가포르 등이 영어로 생활이 가능해 외국인이 좋아한다. 영어 문제에 대해서 비교적 많이 고민해 봤다. 과거 영어 공용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했지만 현실적으로 효과는 없으면서 불필요한 논쟁만 초래했다. 영어교육을 강화하거나 방송에서 영어 자막을 쓰는 등 다양한 방식의 병용 정도로 접근하면 좋겠다.” - 국제학교와 같은 외국인의 정주여건 개선도 필요한데.“서울에 있는 주요 금융기관이 모인 금융 중심지는 여의도인데 여의도에 국제학교가 1개도 없다. 외국인이 가족과 한국에 와서 체류하면 자녀의 교육도 큰 문제이므로 해결해 줘야 한다.종래 진보진영의 교육감들이 국제학교 설립 등에 부정적이었는데 최근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국회가 세종으로 이전하면 공간이 충분하므로 해외 명문 국제학교도 유치할 필요가 있다.”▲ 김민석 의원 [출처 = iNIS]◇ 20년간 추진한 금융허브 완수하지 못해 안타까워윤 정부는 지방 균형발전을 위해 내년부터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강력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에 있는 다수 공공금융공기업도 지방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졌다.서울을 아시아 금융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정책이 시행된 지 20여 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완수하지 못했다. 김 의원에게 지역 균형발전과 금융허브 정책과 연관성에 대해 질문했다.- 윤 정부는 KDB산업은행·수출입은행·IBK기업은행 등을 부산으로 이전해 부산을 금융허브로 구축하겠다는데.“금융산업은 높은 수익성을 갖고 있으며 국제화된 산업이기 때문에 인적자본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다보니 우수 인력 수급이 용이한 국제도시에 다국적 금융기업의 본사 및 지사가 분포하고 있다.글로벌 도시 순위에서 뉴욕·런던·도쿄·싱가포르 등과 금융 중심도시가 가장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유다. 서울도 세계 10대 도시에 들어가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여의도를 국제금융지구로 조성해야 한다.” - 윤 정부는 지역 균형발전 측면에서 공공금융공기업을 지방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논리인데.“지역 균형발전이라는 정책과제가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주요한 수단으로 해서 추진해야 하는가?’ ‘이게 맞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아야 한다.지난 20여 년 동안 서울을 아시아 금융허브로 만들겠다는 정책은 지속적으로 추진돼 왔다. 국가금융정책과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이슈가 섞이면서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산업은행 이전이 이슈로 부상한 것이다.” - 더불어민주당은 지역 균형발전과 금융정책을 어떻게 접근하고 있는지.“지역 균형발전이 아주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몇 년 전에 민주당에서 금융정책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다. 토론을 거쳐 서울을 글로벌 국제금융 중심지로 만들어 가자는 방향을 정했고 그 기조가 현재도 유지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 서울을 어떻게 글로벌 국제금융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것인지.“국제금융센터(IFC)에서 이미 여의도에 개설한 KAIST금융대학원과 연계해 최첨단 금융기법 등을 교육하고 있다. 지금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시키기 위해 세종의사당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완공되면 국회 상임위를 모두 세종시로 옮기고 국회의사당이 있는 위치에 국제학교를 설립하거나 의원회관에 외국 금융기관을 입주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민진규 소장(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왼쪽), 김민석 의원(국회의원, 오른쪽) [출처 = iNIS]◇ 무리한 추진보다 논의와 합의가 필요한 금융허브정책대한민국과 서울은 방탄소년단(BTS)과 같은 세계적 인기 아이돌 그룹 덕분에 이미지가 크게 개선됐다, 서울을 방문하고 싶어 하는 외국인이 늘어나는 것도 국제도시로서 위상을 정립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서울과 부산을 모두 아시아 금융허브로 도약시킬 방안은 없는지 김 의원의 아이디어를 들어보자. - 서울의 국제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서울을 금융도시와 국제도시라는 2개의 관점으로 볼 수 있는데 국제도시 측면에서는 위상이 예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K-팝과 같은 한류로 많이 알려진 이후 코로나19 대유행 극복 과정에서 한국의 위상이 많이 올라갔다.현재 세계보건기구(WHO)의 아시아태평양보건분야의원연맹 의장을 맡고 있는데 여름에 의원들을 초청한 국제회의를 서울에서 개최했다. 외국인들이 서울에 와서 회의하는 걸 너무 좋아한다.” - 그렇다면 서울의 금융도시 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20년 전부터 국제 금융도시로 키우기 위해 노력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금융도시가 되려면 국제도시가 먼저 돼야 한다. 국제도시는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외국사람이 생활하기에 편리해야 한다. 홍콩·싱가포르처럼 영어로 일상생활이나 비즈니스가 가능해져야 글로벌 선도 금융도시가 될 수 있다.” - 현재 서울이 국제 금융도시로 부상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20년 동안 외부환경이 많이 변했다. 서울과 가장 근접한 홍콩이 주춤하고 중국 상하이 등도 금융시장 여건이 나빠진 상황이다. 서울이 새로운 금융 중심지로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비전을 보여주면 해외 금융기관도 우호적으로 평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그런데 이런 노력이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나마 서울이 갖고 있는 금융자산을 다른 지역으로 분산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다면 어떤 금융허브 전략이 필요한지.“국가 혹은 서울시가 금융허브를 포기하지 않았다면 구체적인 추진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서울조차도 20년 동안 금융 중심도시가 되지 못했는데 서울과 부산 투톱으로 가려고 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현재는 원톱도 없으므로 일단 서울부터 원톱을 만들고 부산을 원 플러스 원과 같은 투톱 전략에 포함시키는 것이 옳다.” - 오세훈 서울시장도 산업은행 이전을 반대하는데.“서울의 금융허브 정책을 어떻게 하겠다는 명확한 전략이 없는 상태에서 산업은행 등의 부산 이전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오 시장도 처음에는 윤 대통령의 공약이라 세게 반대하지 못하다가 결국 ‘산업은행 이전은 자해행위다’며 반대로 돌아섰다. 지역 이기주의라는 비판도 있지만 그런 차원에서 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금융전문가의 입장을 들어본 적이 있는지.“5월 초 국회에서 ‘지방금융발전 대안을 찾아-산업은행 이전이 최선인가’를 주제로 서울형 금융특구 정책 세미나가 열렸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허브 구축을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함을 강조하며 정책금융기관의 역할을 재정비하고 외국 선진 도시를 벤치마킹할 필요성이 있다고 역설했다.종합적으로 정책금융기관의 지방 이전은 제2금융 중심지의 내실화에 기여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금융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 다양한 인프라가 필요하고 제일 중요한 것이 인적 인프라다.인적 인프라는 안정성이 중요하고 이해관계자와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하는데 로펌이나 외국금융기관 등은 제외하고 산업은행 등의 본점만 부산으로 이전하는 것을 대부분의 전문가가 반대한다.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드러내놓고 의견을 표명하지 않지만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면 이전에 찬성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민진규 소장(국가정보전략연구소), 김민석 의원(국회의원), 장은영 [출처 = iNIS]- 산업은행의 본점을 이전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해 현재는 편법으로 일부 조직만 부산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는데.“편법으로 조직만 이전한 상태에서 법을 개정하지 못하면 결국 부산으로 내려간 조직도 서울로 올라와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조직 내부의 혼란도 문제지만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려 초래할 갈등도 무시하지 못할 수준으로 커질 것이다. 정부는 조금 어렵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회에서 합리적인 토론을 거쳐 합의한 후 공공금융공기업 이전을 추진해야 한다.”- 윤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은.“여의도에 지역구를 둔 국회의원의 입장이 아니라 국가균형발전 전략에서도 산업은행 등의 부산 이전은 심사숙고해야 할 이슈라고 생각한다.서울을 국제도시와 금융도시로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 발전 전략을 수립한 후에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것이 균형발전 차원에서 적합하지 판단했으면 좋겠다. 교육·의료·문화 등 생활 인프라 개선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균형발전 프로그램을 제대로 추진하기 바란다.” - 윤 대통령에게 조언하고 싶은 말은.“산업은행 등의 부산 이전을 정책과제로 선정한 과정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서울을 국제금융도시로 도약시키기에는 지금 아주 좋은 국제환경이 조성돼 있다.대통령이 방향만 잘 잡으면 성공시킬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이 충족돼 있고 성공만 한다면 대통령에게도 큰 업적이 될 수 있다. 무리한 추진보다 우선 다양한 논의를 진행할 장을 열어주길 바란다. 지금은 길을 잘못 들어서 자갈밭으로 가고 있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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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15유럽·미국보다 아시아 동맹국과 경제협력 강화해야… 이민자 포용·문화융합 통해 금융 경쟁력 기반 구축 가능 우리가 흔히 호주라고 부르는 나라의 정식 명칭은 오스트레일리아로 라틴어로 ‘남방의 땅’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실질적으로 육지와 떨어진 외딴 섬이지만 오세아니아 대륙으로 불리며 7대륙 중 하나에 속한다. 7대륙은 북아메리카·남아메리카·유럽·아프리카·아시아·오세아니아·남극이다.영국이 1768년 원주민이 평화롭게 살던 오스트레일리아를 식민지로 건설하면서 백인의 역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초기에는 죄수의 유배지로 활용됐으나 1850년대 금광이 발견되면서 정상적인 국가의 면모를 갖췄다. 유럽계와 비유럽계 이민자의 갈등이 인종차별 문화를 형성했으며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세계 3대 미항 중 하나인 시드니는 보수적인 멜버른에 비해 개방적인 사회 분위기로 일찍부터 상업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온화한 날씨와 안전한 치안 덕분에 글로벌 기업이 아시아태평양 본부를 가장 설치하길 희망하는 도시다. 다양한 출신의 이민자로 구성됐지만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며 교육수준이 매우 높다.국정연이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선거공약을 평가하기 위해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 모델을 적용해 시드니의 아시아 금융허브 경쟁력을 정치·경제·사회·문화·기술 측면에서 평가했다.▲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의 아시아 금융허브 경쟁력 평가 [출처 = iNIS]◇ 자금 수요시장과 지리적 격리가 발전의 장애물글로벌 컨설팅그룹인 지옌(Z/Yen)이 평가하는 국제금융센터지수(GFCI)가 9월 세계 13위로 11위인 서울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시드니는 매년 순위가 급상승하는 중이지만 여전히 넘어야할 과제가 많다. 시드니가 싱가포르·홍콩을 넘어 아시아태평양 금융허브로 떠오르려면 금융전문가가 지적하는 각종 문제점을 극복해야 한다,정치적으로 미국·유럽과 지나친 밀월 관계 유지, 백인 우월주의 사상의 팽배, 아시아 이민자에 대한 차별 등을 해소해야 한다. 영국이 식민지를 건설한 이후부터 유럽계 이민자가 주류 정치세력을 구성하면서 안보동맹조차 이들 국가와 맺을 정도로 긴밀한 유대를 자랑한다.미국은 2020년 급팽창하는 중국의 남태평양 진출을 저지하기 위해 일본·호주·인도와 함께 안보동맹체인 쿼드(Quad)를 결성했다. 한국·베트남·뉴질랜드까지 포함하는 ‘쿼드 플러스’로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오스트레일리아는 미국과 영국이 주도하는 외교안보 협의체인 오커스(AUKUS)의 회원이다. 아시아 국가임에도 아시아 국가와 정치적으로 연대하는데 관심이 적다.경제적으로 보면 광산업·목축업·관광업 위주의 산업 구조, 자금 수요가 많은 제조업 기반 취약, 국내 자금만으로 대출 여력 부족 등이 금융업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골드러시 이후에도 풍부한 철광석·석탄·석유·천연가스 등 지하자원을 개발하는 광산업이 주력 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2010년대 중국의 급격한 경제개발로 오스트레일리아산 석탄·철광석뿐 아니라 육류·곡류·와인 등 농축산물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며 경제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2020년 스콧 모린슨 총리가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국제조사를 요구하며 중국과 무역 분쟁이 시작됐다.중국 정부는 오스트레일리아산 육류·석탄·와인·보리 등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해 수입을 중단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중국의 조치가 불공정하다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으며 수출 국가를 다변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사회는 백인 중심의 사회 지배층 구성, 자금 수요시장과 지리적 격리, 높은 주택가격 등 생활비 부담도 금융허브를 구축하는데 장애물이다. 초기에는 영국계가 지배층이었지만 아시아 이민자가 증가하면서 유럽계가 뭉치면서 주류 계층의 범위가 넓어졌다.오스트레일리아는 대륙이라 불리지만 섬나라이며 금융업의 주력 목표시장인 동남아시아와 너무 멀리 있어 접근성이 떨어진다. 싱가포르가 자금 수요가 풍부한 중국과 인도의 중간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잘 활용하는 것과 대비된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개최 이후 주택가격이 폭등했으며 물가도 매우 높아 생활비가 많이 든다.문화는 유럽 문화의 아류로 문화 정체성 부족, 자연자원 이외 문화 인프라 부족, 다양한 문화를 섭렵한 우수 교육자 부족 등이 대표적인 문제점이다. 시드니의 문화를 자세히 분석해 보면 영국의 도시 중 하나로 착각하기 쉽다. 그만큼 문화적 동질성이 높다는 의미다.시드니 오페라하우스는 1973년 완공됐지만 200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정도로 아름다운 건축물이다. 건물 자체는 유명하지만 오페라하우스에서 개최된 공연 중 세계적으로 알려진 것은 별로 없다. 다양한 문화를 섭렵한 우수한 교육자가 충분하지 않은 것도 해결해야 하는 과제에 속한다.기술은 싱가포르·홍콩 등과 마찬가지로 금융시스템을 지원할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인재 양성 시스템·개발업체 등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정부가 ICT 인재의 이민을 장려하고 있지만 여전히 까다로운 규정으로 인해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오스트레일리아 소재 대학에서 ICT 관련 학과를 졸업하면 영주권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인재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해외에서 ICT 관련 업계 경력을 쌓아도 이민을 적극 받아들이는 편이다. ICT 기술이 발전한 선진국 출신에는 이민 문호가 더 넓게 열려 있다. ◇ 핀테크 등 비대면 금융솔루션 개발 강화해 경쟁력 향상 유도시드니의 국제금융센터지수는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3월 25위에서 3월 23위로 2단계 상승하는데 그쳤지만 불과 6개월 만인 9월 10단계를 뛰어 넘어 13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와 중국 도시를 제외하면 9위인 도쿄와 11위인 서울 다음으로 높은 순위다. 시드니의 금융허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개선방안은 다음과 같다.정치적으로 보면 아시아 우방국과 외교를 강화하고 다양한 이민자의 목소리를 대변할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아시아 이민자를 적극적으로 포용해 사회통합을 이루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남태평양 진출을 저지하기 위해서 미국·영국과 동맹을 강화하고 있지만 미국 동맹국인 한국·일본과 교류도 넓혀야 한다.실제 2020년부터 시작된 중국과 무역 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도 대체 수출시장을 뚫어야 하는데 관련 품목의 수요는 한국·일본이 높다. 한국의 포스코는 광산개발, 일본의 미츠이·마루베니·미츠비시는 곡물시장 등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경제는 금융업·ICT 등 3차 산업 구조로 전환, 급성장하는 동남아 자금시장 적극 공략, 글로벌 금융기관의 아시아태평양 허브 유치 등이 필요하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오랜 기간 동안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미얀마·필리핀 등과 경제협력 관계를 유지했기 때문에 다른 국가에 비해 시장 공략이 유리하다.미국·유럽 금융기관은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문화적으로 동질성이 강한 시드니에 아시아태평양 허브를 구축하기를 원한다. 시드니가 관광도시 역할까지 수행하면서 화려한 쇼핑센터 뿐 아니라 교육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기 때문이다.사회는 다양한 이민자를 포용해 사회통합 추진, 핀테크·화상회의 등 비대면 사업구조 강화, 저렴한 아파트 등 주거안정 방안 마련 등이 해외 금융업 종사자를 유치하는데 필요한 요건이다. 유럽 출신에 초점을 맞추는 이민정책 대신에 국가보안법 시행과 민주화 시위 탄압 이후 홍콩·중국을 탈출하는 금융전문가에게 문호를 적극 개방해야 한다.오스트레일리아 부동산업체인 코어로직에 따르면 1분기 주택 중간가격이 130만 호주달러(약 11억6100만 원)에 달해 28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드니 도심 원베드 아파트 평균 임대료는 1주에 1000달러가 넘는다. 아르바이트 시급이 30달러를 넘어 큰 부담이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미국 뉴욕과 비슷한 수준이다.문화는 동서양 문화를 융합해 글로벌화 진전, 예술 등 다양한 문화 인프라 구축, 개방적인 이민정책으로 우수 교육자 유치 등을 통해 이주자에 문화 다양성을 보장해야 한다. 시드니는 주거지와 상업지가 명확하게 구분되지만 문화를 즐길만한 지역은 없다.영어와 선진지식을 배우기 위해 유학생이 물밀듯이 밀려오지만 교육자가 부족하다. 또한 다른 산업에 비해 교육업 종사자의 급여가 낮은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인도·필리핀 출신 이민자를 적극 받아들여 부족한 교사를 보충해야 한다.기술은 4차 산업혁명 이후 디지털화가 급격하게 진전되면서 5세대(G)통신·블록체인·빅데이터 등 ICT 인프라에 대한 투자 확대, 시드니대·뉴사우스웨일즈(NSW)대·시드니공대(UTS) 등에서 ICT 인력 양성, 중국·인도 등에서 ICT 개발업체 적극 유치 등도 시급하게 해결해야 한다.금융업은 대규모 ICT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 거대한 장치산업으로 전환됐기 때문에 하드웨어(H/W)·소프트웨어(S/W)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다양한 금융상품과 거래관행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갖추지 않으면 금융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이 불가능하므로 산학연 협력을 통해 적합한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출처 = iNIS]-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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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01불리한 입지를 극복해 국제금융허브로 부상… 권위주의적 개발독재가 글로벌화의 걸림돌대영제국이 수에즈운하를 개통한 이후 중국과 교역로 중간에 위치해 급성장한 싱가포르는 1819년 영국인 스탬퍼드 라플스에 의해 역사가 시작됐다. 말레이반도 끝단에 위치한 작은 섬이라 식량을 조달할 농지가 부족해 정상적인 국가가 자리 잡을 입지는 아니었지만 대성공을 거둔 사례다.불리한 지형적 입지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으로 선택한 것이 교역 중심지다. 지중해 무역 거점인 몰타와 같이 아시아 대표 무역 거점인 싱가포르는 ‘사자의 나라(Singa+Pura)'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1960년대 초반에는 국제무역을 지원하는 기능을 수행하다가 아시아 경제가 급성장하며 국제금융센터로 부상했다.영국의 조차지였던 홍콩과 마찬가지로 글로벌 금융허브인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의 중간에 있어 이들 시장이 폐장한 이후에도 거래가 가능하다는 이점이 크게 작용했다. 영국의 식민지를 거치면서 형성된 개방적인 문화, 서구화된 법과 상업제도도 싱가포르가 성장하는데 일조했다.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이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선거공약을 평가하기 위해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 모델을 적용해 싱가포르의 아시아 금융허브 경쟁력을 정치·경제·사회·문화·기술 측면에서 평가했다.▲ 싱가포르의 아시아 금융허브 경쟁력 평가 [출처 = iNIS]◇ 권위주의적 정치체제가 사회 활력 저해9월 국제금융센터지수(GFCI)에서 아시아 1위·세계 3위를 기록한 싱가포르는 홍콩이 주춤거리는 사이에 아시아 금융허브의 입지를 빼앗기 위해 발 빠른 대처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홍콩이 다양한 대응조치를 내놓고 있어 금융전문가가 지적하는 각종 문제점을 극복해야 한다,정치적으로 강력한 권위주의·소수 엘리트의 권력 독점·친서방 일변도 외교정책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에 속한다. 싱가포르 정치를 언급하려면 26년간 총리로 재임한 리콴유의 인생역정부터 설명해야 한다. 리콴유는 대중적 인기에 영합하지 않는 확고한 신념을 가졌다는 칭찬과 더불어 권위주의적 통치로 비판을 받았다.소수 명문 가문 출신이 장기집권하며 권력 독점으로 이어졌다. 리콴유의 아들 리센룽도 2004년 총리에 오른 후 현재까지 장기 집권하고 있다. 현재 3세 승계까지 언급될 정도로 권력독점은 심각한 상황이다. 친서방 일변도 외교정책도 필리핀·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주변국을 폄하하는 정책으로 이어져 갈등을 빚고 있다.경제적으로 보면 글로벌 공급망 붕괴·배후 경제기반 미약·벙커링 사업 위축 등도 금융허브의 위상을 위협하는 중이다. 2020년부터 확산된 코로나19 감염병은 국제 물동량을 위축시켜 글로벌 공급망을 붕괴시켜 중계무역항의 기능을 마비시켰다.홍콩과 상하이가 중국 본토의 광대한 경제권을 배경으로 성장한 것과 달리 싱가포르는 금융수요를 촉발한 배후 경제기반이 미약하다. 배터리나 수소로 운행하는 친환경선박의 도입이 증가하면 연료를 공급하는 벙커링 사업도 위축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사회는 화교 중심의 지배층 독점·외국노동자에 대한 열악한 인권·엄격한 법 적용과 같은 조치가 선진국이라는 명성에 흠집을 낸다. 국부로 칭송을 받는 리콴유도 화교이며 대부분의 권력은 화교가 장악해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있다.동남아 출신 가정부와 육체노동자에 대한 인권 침해가 빈발하고 있으며 엄격한 법률 적용으로 외국인에게 위화감도 조성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당시에도 외국인 노동자 숙소에서 환자가 대규모로 발생했지만 적절한 방역조치를 실시하지 않아 국제적으로 비난을 받았다.문화는 생활 인프라·교육과 관련성이 있으며 대(大)중화권 편입 시도·영어 소통 미흡·국제학교 부족 등을 개선해야 한다. 화교가 주류계층을 형성하고 중국과 교류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중국문화에 편입하려고 시도하면서 기존 문화와 충돌하고 있다.관공서에서 영어가 통용되고 있지만 여전히 일상생활에서 영어로 소통하는 것은 어렵다. 글로벌 수준의 국제학교도 나름 많이 유치했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기술은 금융산업이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장치산업으로 전환되면서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인프라·인재·개업체 등의 부족현상이 나타났다. 인재를 육성하는 것도 단순히 교육기관의 설립이나 과정 개발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 홍콩 탈출 인재·자금 적극 확보 정책 펼쳐야싱가포르가 금융산업의 적극 육성하려면 우리나라 정부가 서울에 있던 공공금융기관을 대거 지방으로 보내며 금융산업 경쟁력이 하락시키는 정책을 모방해서는 안 된다. 싱가포르가 각종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개선방안을 정리해 보자.정치적으로 민주주의 확산·자본시장 발전 추진·외교 다변화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언뜻 보면 싱가포르는 가장 민주적인 국가로 보이지만 권위주의적 독재체제에 가깝다는 평가를 듣는다. 평등한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고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입안해야 한다.자본시장은 여전히 홍콩이 앞서 있다. 2021년 기준 홍콩에 거점을 두고 있는 미국 기업이 254개로 2020년 282개에서 감소했다. 홍콩에서 자본을 조달하려는 본토 기업이 많고 이들 기업에 투자하려는 외국투자업체도 적지 않다. 중국경제가 아직 다른 국가에 비해 좋은 실적을 보이기 때문이다.경제는 해외 자금시장 진출·홍콩 이탈 자금 유치·배후 경제기반 강화로 금융산업의 기반을 확고하게 다질 수 있다. 중국에서 탈출하는 제조공장이 향하는 동남아시아와 인도로 금융시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베트남은 동남아시아에서 떠오르는 시장이다.또한 홍콩에서 탈출하는 기업과 자금을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한다. 싱가포르 통화청(MAS)에 따르면 2021년 해외로부터 S$ 4480억 싱가포르달러(약 430조9800억 원)를 유치해 전년 대비 59% 증가했다. 2020년 4~5월 해외 거주자 예금이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대부분 국가보안법 시행과 제로코로나정책을 피해 홍콩을 탈출한 자금으로 추정된다. 2021년 기준 싱가포르 자산운용 규모는 3조4000억 달러로 3조 달러인 홍콩을 넘어섰다.사회는 외국인 차별 철폐·생활 인프라 개선·법률 개선이 선행돼야 외국인이 선호하는 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기 이전 수준처럼 외국인을 대하면 충분하다.홍콩은 중국인 위주로 사회 시스템이 운용되면서 외국인이 살기 어려운 도시로 전락했다. 중국 상하이가 자유무역시험구에 살려는 외국인에게 고정가격으로 아파트를 임대하는 것처럼 저렴한 주거공간을 마련해 줘야 한다.경미한 법률을 위반한 외국인조차도 엉덩이를 회초리로 때리는 태형은 전 근대적인 형벌제도다. 기차에 낙서를 했다거나 씹던 껌을 바닥에 버렸다는 이유로 외국인에게 태형을 집행해 비난을 받았다. 국가가 껌을 씹거나 술을 마시는 것까지 통제하면서 보모국가(Nanny State·정부가 국민 일상생활에 개입해 과도하게 보호하고 통제하는 나라)라는 비판까지 받는다.문화는 양질의 삶을 보장하는 토양이며 동서양 문화융합·영어 공용화·해외 명문학교 유치가 선행돼야 한다. 화교가 중심인 국가라고 해도 국제도시로 위상을 유지하려면 글로벌 수준에 걸맞은 문화를 발전시키는 것이 유리하다. 중국의 문화우월주의가 다른 국가로부터 배척받고 있는 상황도 감안해야 한다.싱가포르는 관공서가 영어를 적극 사용하도록 앞장서고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영어 소통은 쉽지 않다. 영어 공용화 운동을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미국과 서유럽 국가의 명문학교 분교를 유치해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면 우수 인재의 육성에 도움이 된다.기술은 4차 산업혁명의 진전과 더불어 ICT 인프라 투자 확대·인력 양성·개발업체 적극 유치가 중요하다. 금융업은 디지털화가 급격하게 진전되면서 플랫폼 개발과 같은 인프라 정비가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았다. 미국 뉴욕이 5G(5세대 통신)·블록체인·빅데이터 등과 같은 ICT 인프라에 적극 투자하는 것을 벤치마킹해야 한다.홍콩은 2020년 9만3000명, 2021년 2만3000명이 해외로 이주해 우수 인재의 이탈이 국가적 이슈로 부상했다. 이들 중 다수가 인접한 싱가포르로 이동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적극적으로 유치 활동을 벌이는 것이 좋다.홍콩 정부가 발행한 외국인 취업비자는 2021년 2600매로 2019년 대비 50% 감소했다. 싱가포르가 홍콩으로 향하던 해외 인재의 요람으로 부상할 유리해졌다.▲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출처 = iNIS]-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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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정보전략연구소 민진규 소장 [출처 = iNIS]인류가 문자로 역사를 기록한 1만년 동안 문명은 현실에 안주하는 사람보다 불평불만을 터뜨린 자에 의해 발전했다.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가 바다 끝에는 낭떠러지가 있다는 낭설을 믿고 근해에 머물렀다면 유럽의 역사는 중세를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5000년 역사 동안 한민족이 해양으로 진출하는 관문 역할을 담당했던 부산광역시는 동북아 물류 거점항을 넘어 아시아 금융허브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펼쳤다.1월 윤석열 대통령이 선거 유세 기간 동안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의 지지를 얻기 위해 KDB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부산시도 금융허브의 꿈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을 창업금융도시로 추진하고 금융기능타운을 조성하겠다"며 사자후를 토했다. 박 시장은 외국계 해양금융기관과 해운기업의 본사를 유치하면 선박금융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블록체인 특구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디지털 금융의 기반을 갖췄다는 입장이다.하지만 2014년 이후 부산으로 본점을 이전한 금융공공기관인 한국주택금융공사·한국예탁결제원·한국자산관리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 등의 초라한 실적이 공개되며 부산시의 꿈이 헛된 몽상은 아닌지 의심을 받고 있다.KDB산업은행 노동조합도 본점 이전이 부산시의 금융허브 전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반대한다. 국가정보전략연구소는 부산이 아시아 금융허브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낙관론자와 비관론자의 입장을 정리해 분석했다.자본주의 경제는 수요와 공급이 시장을 효율적으로 작동시키는 원리인데 부산 아시아 금융허브 전략도 유사한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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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4정치로 시장 조종해 금융산업 육성 불가능…경쟁도시 벤치마킹해 정책보완 우선 필요최근 KDB산업은행은 연말까지 선박금융 등을 포함한 해양업무 부서를 부산광역시로 이전할 방침을 논의 중이다. 본점을 이전하려면 산업은행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각종 정치 이슈로 극한 대치 중인 국회가 관심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2014년 11월 이후 다수 금융공공기관이 부산시·대구광역시·경상남도·전라북도 등으로 이전했지만 성과는 미미한 편이다. 따라서 지방의 균형발전을 위해 공기업의 이전이 불가피하지만 국가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이 중요하다고 판단된다.정부는 서울특별시와 함께 부산시도 아시아 금융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 중이다.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는 부산시가 아시아 금융허브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을 분석하기 위해 낙관론자와 비관론자의 다양한 주장을 정리했다.국정연이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선거공약을 평가하기 위해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 모델을 적용해 낙관론자·비관론자의 주장을 정치·경제·사회·문화·기술 측면에서 평가했다. 각자의 주장을 비교한 후 요약해 보자.▲ 부산 아시아 금융허브 가능성 [출처 = iNIS] ◇ 디지털 금융과 선박금융 동시 육성 가능공기업의 지방 이전은 노무현정부부터 시작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인구·경제의 수도권 집중을 완화해 국토를 균형적으로 발전시켜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낙관론자는 부산이 아시아 금융허브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정치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110대 국정과제에 KDB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포함돼 정부 차원에서 강력하게 추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 등 관련 정부기관도 이전을 압박하고 있는 실정이다. 민선8기 부산시장에 당선된 박형준도 부산을 창업금융도시로 추진하고 금융기능타운을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경제적으로 보면 KDB산업은행을 이전해 정책금융을 집중 지원하면 조선·해양산업을 육성하고 침체된 지역 경제를 부흥시킬 수 있다고 판단한다.박 시장은 외국계 해양금융기관과 유수 해운기업의 본사를 유치해 선박금융의 글로벌화를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KDB산업은행의 본점 이전으로 세수 증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사회는 이전하는 임직원의 복지와 관련돼 있으며 부산시는 주택 특별공급으로 정주 여건을 개선해줄 방침이다. 수천 명의 직원과 그 가족이 이주하면 인구가 늘어나 인구감소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지역 대학 출신 인력의 채용이 확대되면 대학의 지원자가 늘어나 폐교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문화는 생활 인프라·교육과 관련성이 있으며 서울 사람이 부산을 잘 몰라서 걱정하지만 문화·쇼핑시설이 풍부하다는 점을 강조한다.부산시는 이전 직원 자녀의 교육 여건을 강화하기 위해 국제학교·특수학교를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금융산업에 필요한 인력은 대학 계약학과로 충분히 양성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기술은 부산이 블록체인 특구로 금융의 미래인 디지털 금융을 선도할 수 있으며 지역 정보통신기술(ICT) 업체의 육성을 통해 금융기관이 필요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고임금을 보장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우수 ICT 인력이 부산으로 모여들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 판교 이남에 근무하려는 ICT 인력 소수우리나라 금융산업은 싱가포르·홍콩·도쿄 등 전통적인 금융허브와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지지만 중국 베이징·상하이·선전·광저우도 급부상해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의 사례에서 보듯이 금융산업은 금융에 대한 강력한 수요를 기반으로 성장하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육성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 비관론자의 입장이다.정치적으로 보면 윤석열정부의 금융공공기관 지방이전이 민영화로 가는 수순이므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명박정부도 상하수도를 민영화하려고 시도하다가 국민 저항에 부딪혀 중단했다.KDB산업은행은 국가보안시설이기 때문에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건물 내에 입주하지 못해 다른 금융기관과 시너지 효과가 제한적이다. 정부의 구체적인 행정 지원도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아 혼란스럽다.경제는 이미 이전한 한국주택금융공사·한국예탁결제원·한국자산관리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 등이 부산 경제에 미친 영향이 미미했다는 점에서 부정적이다.정책금융 전반을 다루는 KDB산업은행이 이전한다고 곧바로 해양·선박금융 중심지로 육성될 가능성도 낮다. 본점을 이전해 부산의 세수는 증대하겠지만 서울의 세수는 줄어들어 제로섬 게임에 불과하다.사회는 낙관론자의 주장과 정반대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세종시와 다른 혁신도시의 사례에서 봤듯이 주택을 특별 공급해줘도 자녀 교육 등을 핑계로 이사 갈 직원이 많지 않다.주말부부를 선택할 직원이 다수이며 두 집 살림으로 안정적인 삶이 깨어진다. 지방인재 특별채용은 부산대 등 특정 대학 출신의 비율을 높여 파벌이 형성되도록 유도한다.문화는 양질의 삶을 보장하는 기반이며 여가시설·쇼핑센터 등 사회 인프라가 부족하며 좋은 교육기관도 충분하지 않다. 2014년부터 이전한 직원 자녀를 위해 노력하지 않다가 KDB산업은행을 설득하기 위해 국제학교·특수학교를 유치하겠다는 것도 설득력이 떨어진다.KDB산업은행 직원은 대부분 서울 상위권 대학 출신과 유학파로 구성돼 있으며 지방대 계약학과로 필요한 인재를 육성할 가능성도 낮다.기술은 4차 산업혁명 이후 디지털화가 급격하게 진전되면서 직원 평균연봉이 1억이 넘는 금융사조차도 우수 ICT 인력을 확보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 핵심 이슈에 속한다.부산은 ICT 인프라가 부족해 금융 디지털화를 추진하는데 애로가 발생하며 ICT 관련 우수한 하드웨어(H/W)·소프트웨어(S/W) 개발업체도 많지 않다. 우수 ICT 인력이 근무하고자 하는 지역은 서울을 제외하면 경기도 성남시 판교가 마지노선이다. ◇ 미비점 보완하며 국민지지 획득 필요국정연은 부산이 아시아 금융허브로 부상하려면 현재 정책만으로 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금융공공기관의 이전 역사와 실적을 보더라도 낙관론자보다 비관론자의 주장이 호소력이 높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부산을 금융허브로 육성하려면 몇 가지 유념해야 할 사항이 있다.첫째, 경제 특히 금융산업은 정치인이 인위적으로 조종하기 어렵기 때문에 가급적 시장의 기능에 맡기는 것이 좋다. 인류가 이 땅에 태어난 이후 원시공산사회와 전제왕조시대를 거쳤지만 경제는 가격이 수요와 공급을 결정하는 시장을 기반으로 작동했다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한다.윤 대통령도 후보 시절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공공기관 이전은 정부 주도가 아니라 기업이 스스로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올해 1월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KDB산업은행을 강제로 이전하겠다며 입장을 선회했다.둘째, 부산시가 해양 혹은 선박 특화 금융허브로 되려면 해양물류·해양관광·조선·수산업과 같은 기반 산업부터 먼저 육성해야 한다. 부산의 컨테이너항만 경쟁력은 중국 상하이 푸둥항과 비교해 점점 떨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국가 차원에서 푸둥항을 집중 육성하며 부산항을 경유하는 미국향 컨테이너선박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부산항 컨테이너 하역비가 중국 항만에 비해 낮음에도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는 이유부터 찾아야 한다. 동북아 국제해양관광 거점으로 개발하고 있는 북항도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부산항을 중심으로 발전한 선박수리·수산업도 호황과는 거리가 멀다.셋째, 금융이든 ICT든 우수한 인력을 유치하려면 생활 인프라 개선부터 시작해 각종 혜택을 푸짐하게 제공해야 한다. 쇼핑센터와 문화센터를 확충해야 함은 물론 자녀교육을 위한 국제학교, 언어 장벽을 없애줄 영어 공용화도 추진해야 한다.중국 상하이는 5년 이상 거주한 해외 인재에게 영주권을 제공하고 과학·공학박사 학위 소지자라면 3년으로 기간을 단축해준다. 홍콩은 금융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재산세를 완화했다. 싱가포르는 핀테크 산업을 적극 육성하기 위해 각종 행정규제를 없앴다.결론적으로 시장 우선·기반 산업 육성·우수 인재 유치와 같은 전제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정부의 현 부산시 아시아 금융허브 정책은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윤 정부도 출범한지 5개월 남짓 지나 4년 6개월 이상 남았으므로 서두를 필요가 없다. 차근차근히 허점을 보완하면서 국민으로부터 정책에 대한 지지를 획득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우선이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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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낙동강 페놀 오염 사고 이후 대구광역시·부산광역시 등 영남 지역 주민의 꿈은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을 마시는 것이다. 6·1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홍준표 대구시장이 경상북도 구미시와 해평 취수장 공동 이용을 위한 협상에 나선 것도 시민의 희망을 잘 파악했기 때문이다.하지만 구미시와 협상은 양측 수장의 감정싸움으로 비화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환경부가 긴급 중재에 나섰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결국 대구시는 경북 안동 지역 댐에서 수돗물을 공급받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대구시의회는 관련 사업 추진이 타당한지 용역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대구시는 지난 30여년 동안 침몰한 섬유산업을 대체하기 위해 물산업‧의료산업‧자동차산업‧로봇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6·1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후보자들이 제시한 선거공약을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가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 모델을 적용해 평가해 봤다. ◇ 행정 관료 경력이 풍부한 시장이 다수역대 민선 대구시장은 문희갑·조해녕·김범일·권영진·홍준표다. 민선 1·2기 문희갑은 제12·13대 국회의원으로 경제기획원에서 잔뼈가 굵어진 정통 관료 출신이다.민선 3기 조해녕은 제63대 내무부 장관·제31대 총무처 장관·제26대 관선 대구시장·제8대 창원시장·제26대 금릉군수·제29대 영양군수 등을 지냈다.민선 4·5기 김범일은 대구시 정무부시장·제23대 산림청장을 비롯해 대통령 비서실에서 근무한 이력을 가졌다. 민선 6·7기 권영진은 제18대 국회의원·제39대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냈지만 이전 시장들과는 달리 정치경력이 다양하지 못한 편이다.민선 8기 홍준표는 검사 출신으로 제15·16·17·18·21대 국회의원, 민선 5기 보궐·6기 경상남도 도지사를 지냈다. 2017년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꿈을 이루지 못했다.6·1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에 당선된 국민의힘 홍준표는 더불어민주당 서재헌·정의당 한민정·기본소득당 신원호와 경쟁해 승리했다. 후보자들의 대표 공약을 간략하게 살펴보자.첫째, 홍준표는 5대 공약으로 그린벨트 해제·청년 천국 조성·헌집을 새집으로 교체·관광도시 조성·교통망 혁신 등을 제시했다. 개발을 통한 성장을 중요시하는 보수정당 소속으로 대부분의 공약은 토목 사업에 집중돼 있다.둘째, 서재헌의 공약은 대구의료원 진료기능 강화·제2 대구의료원 건립추진 등 보건의료 관련 8대 공약, 청년·신혼부부 장기공공임대주택 건립 및 대구형 청년인재관리센터 설립, 24시간 통합돌봄시스템 구축, 대구 시정에 ESG(환경·사회·거버넌스) 경영 도입 등이다. 성장보다는 분배에 초점을 맞춘 공약들이다.셋째, 한민정은 일할 맛 나는 노동 대구, 기후위기 극복을 선도하는 녹색도시·생태도시 대구, 돌봄 도시 대구 등 3대 과제, 33가지 공약을 통한 3·3·3 프로젝트로 ‘일할 맛 나는 생태 대구’를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넷째, 신원호의 공약은 120만원 기본소득 지급·공공주거 대구·유니버설 디자인 대구·공공사회 서비스 보장 대구·탄소중립 생태도시 대구·대구형 공유지분 디지털뉴딜 등이다. ◇ 복지 관련 사회공약 전체의 43% 점유민선 8기로 당선된 홍 시장은 3대 시정목표, 대구의 50년 미래 조성을 위한 7대 비전·10개 전략·25개 과제, 검증된 행정 능력과 리더십을 통한 대구의 변화를 위한 7개 전략·17개 과제 등 총 17개 전략·42개 과제를 공약으로 제시했다.홍 시장이 취임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대구시 홈페이지에는 3대 시정목표·7대 핵심과제 외에는 아직 구체적으로 세부 공약이 공개돼 있지 않다. 국정연은 홍 시장의 공약을 정치(6)·경제(6)·사회(18)·문화(9)·과학기술(3)로 구분해 분석했다.첫째, 정치 관련 공약은 5군지사·제2작전사령부·공군방공포병학교·50사단, 캠프 워커·헨리·조지 등 군부대 재배치를 통한 첨단 벤처타운·시민 편의시설 유치, 5대 미래산업인 플라잉카·반도체·로봇·헬스케어·ABB(AI(인공지능)·빅데이터·블록체인) 중심으로 재편 등이 있다.둘째, 경제 관련 공약 중에는 신공항 배후에 200만평 첨단산업단지 조성, ABB 산업 중심 유망 기업 유치, 대구 스카이라인 재창조·플라잉카 허브 체계 구축, 노후 산단 스마트 산업단지화 등이 있다.셋째, 사회 관련 공약에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3.8km 활주로 2030년 완공 목표, 기존 산단 고부가가치 미래 혁신산업의 전진 기지화, 플라잉카 직통 노선(동대구역·동촌 후적지 등 거점 지역), 낙동강 수계 상류댐 식수 하이웨이, 대구 순환 도시철도 검토, 도심 공동화 방지 등이다.넷째, 문화 공약은 문화와 ABB 결합 지원, 월드클래스 수성못 공연, 금호강·수성못 태조 왕건 스토리텔링 뮤지컬 등 공연, 신천 및 공항 후적지·금호강 연계 물길 활용 등이다.다섯째, 과학기술 관련 공약은 반도체 클러스터·미래차 선도 단지, 서·북구 도심 산단 4차산업 지식서비스 첨단 업종 전환, 주변도시 직통 연결·지역 거점 버티포트(Vertiport)조성 등이 있다. 과학기술 공약은 전체의 7%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하다.▲ 대구광역시의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 모델의 평가 결과[출처 = iNIS]◇ 임기 내 기술개발조차 어려운 공약 포함홍 시장의 공약을 국정연이 개발한 갑옷(ARMOR) 즉 달성 가능성(Achievable)·적절성(Relevant)·측정 가능성(Measurable)·운영성(Operational)·합리성(Rational) 지표를 적용해 평가했다. 간략한 내역과 개선방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첫째, 달성 가능성은 50점 만점에 13점에 불과했으며 대부분의 공약은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할 수 있다. 대구시 산업을 플라잉카·반도체·로봇·헬스케어·ABB 등 5대 미래산업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공약은 수도권의 경우에도 관련 기업을 유치하지 못해 아직 성공체험을 하지 못한 정책이다.둘째, 적절성은 공약이 전남의 다양한 여건에 적합한지 평가하는 지표이며 19점을 획득했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은 제주공항을 제외한 지방 공항 전부가 적자로 운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건설할 필요가 없다.2021년 기준 지방 공항의 적자는 무안공항 264억원·양양공항 195억원·여수공항 178억원·울산공항 173억원·청주공항 143억원 등으로 집계됐다.군부대 이전 부지에 첨단 벤처타운을 조성하겠다는 공약도 창업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으면 단순 토목 개발사업에 불과하다. 플라잉카 허브 구축 및 버티포트 조성 등도 기술개발이 미진해 4년 임기 내에 완수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주력산업 쇠퇴·인구 감소·청년층 이탈 등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다.셋째, 측정 가능성은 공약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지 여부를 평가하며 25점을 받았다. 다수 공약이 단순히 진행만 하면 완료된 것으로 평가받을 수 있어 측정은 쉽지만 지역에 도움이 될지 미지수다.노후 산단 스마트 산업단지화와 같은 공약도 ‘스마트’가 무엇인지 정의하기 나름이다. 또한 서·북구 도심 산단 4차산업 지식서비스 첨단 업종 전환도 1개 기업만 전환해도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공약이다.넷째, 운영성은 행정조직과 공무원이 공약을 실천할 역량과 조직체계를 구축·운영했는지 평가하는 지표로 19점을 획득했다. 현상 유지에 능숙한 공무원이 5대 산업을 이해해 관련 정책을 수립·실천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다섯째, 합리성은 공약이 주민자치를 실현하고 주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도움이 되는지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며 16점으로 낙제점을 받았다. 정치·경제·사회보다는 문화·과학기술 관련 공약이 합리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수성못 공연, 금호강·수성못 뮤지컬 공연은 전시행정에 불과하며 지역 문화 수준을 향상시킬 가능성은 낮다. 플라잉카도 2025년 서비스를 개시하겠다는 정부의 공언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은데 다수 관련 사업들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종합적으로 홍 시장이 4년 동안 42개 과제를 충실하게 이행해도 250점 만점에 92점으로 달성율은 36%에 불과하다. 평균 점수를 획득한 측정 가능성을 제외하고 달성 가능성·적절성·운영성·합리성은 낙제점을 벗어나지 못했다. 6·1 지방선거가 공약 대결보다는 정권 심판론이 우세했으므로 공약 개발을 게을리 한 것으로 판단된다.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선거공약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5G는 오곡(五穀·다섯 가지 곡식), 밸리(Valley)는 계곡을 의미한다. 문명은 ‘오곡백과’가 풍성한 계곡에서 탄생해 발전했기 때문에 국가·지자체가 번성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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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15일 방탄소년단(BTS)은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기원하기 위한 ‘BTS 옛 투 컴인 부산(BTS 'Yet To Come' in BUSAN)’ 콘서트를 개최할 예정이다. BTS 팬 10만명이 방문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정작 부산광역시는 후원만 하고 비용과 행사준비는 나몰라 해 비난을 받고 있다.BTS를 홍보대사로 위촉해 행사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는 것은 자유지만 행사 비용을 소속사에 떠맡기는 것은 ‘2030부산세계박람회유치위원회’와 부산시의 전형적인 ‘갑’질이다.지역 숙박업체는 1박에 평소보다 수십 배 많은 숙박료를 청구하고 있다. 부산의 이미지에 먹칠을 가하고 BTS의 국가행사 무료협찬 의미를 퇴색시키는 행위다.윤석열정부가 주요 국정과제로 선정한 사업조차도 예산지원이 부족해 기업·연예인의 ‘열정페이’를 강요하는 현실이 안타깝다.6·1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후보자들이 제시한 선거공약을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가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 모델을 적용해 평가해 봤다. ◇ 보수가 장악했지만 발전은 정체·후퇴역대 민선 부산광역시장은 문정수·안상영·허남식·서병수·오거돈·박형준이다. 민선 1기 문정수는 제12·13·14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신민당·신한민주당·민주자유당·한나라당 등에서 요직을 거친 지역의 대표 정치인이다. 문 시장은 부산국제영화제 초대 조직위원장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민선 2·3기 안상영은 제25대 관선 부산시장·해운항만청장 등을 지냈으며 서울시 도로국장·도시계획국장·종합건설본부장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민선 3기 재·보궐선거, 민선 4·5기 시장인 허남식은 부산시청 공무원으로 출발해 시장직까지 올랐다. 민선 6기 서병수는 2002년 해운대·기장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이후 제16·17·18·19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현 제21대 국회의원이다.민선 7기 오거돈은 관선 부산 동구청장·부산시 정무부시장·행정부시장·제13대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내고 부산시장에 당선됐다. 오 시장은 성추행 혐의로 시장직에서 물러났다.민선 7기 보궐선거·8기 부산시장에 당선된 박형준은 제17대 국회의원·제29대 국회사무총장·한나라당 대변인·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냈다.6·1 지방선거에서 시장에 당선된 국민의힘 박형준은 더불어민주당 변성완·정의당 김영진과 경쟁해 승리했다. 후보자들의 대표 공약을 간략하게 살펴보자.첫째, 박형준은 5대 공약으로 15분 생활권, 라이프스타일·공동체 등 시민행복 15분 도시, 디지털금융·첨단 수소항만·문화관광 도시 등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 부산창업청·부산투자금융공사·아시아 창업 허브 조성 등을 통한 아시아 창업도시 조성, 기업·인재·지자체가 함께 지산학 인재도시 육성, 스포츠 시설 확충·산업 육성·생활 체육 활성화 지원을 통한 생활체육 천국도시 등을 제시했다.둘째, 변성완은 가덕도신공항 2029년 개항·2030부산월드엑스포 개최·부울경 메가시티 실현·2차 공공기관 이전 등 글로벌 메가시티 중심도시, 4차 산업 선도 미래도시, 다이나믹 문화 관광도시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변성완의 공약은 대규모 투자비가 소요되는 토목건설이 대부분이다.셋째 김영진은 ‘같이 살자, 부산’이라는 구호아래 아파도 걱정 없는 부산 및 돌봄 걱정 없는 부산·사람에게 투자하는 부산·노동이 당당한 부산·기후위기 극복하는 부산·다시 살아나는 부산 등 5대 공약을 제시했다.김영진의 공약은 다른 지역의 진보당 출신과 마찬가지로 ‘퍼주기 식’ 복지 관련 공약으로 지역발전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 글로벌 허브·창업 도시 건설로 도약 추진민선 8기로 당선된 박 시장의 공약은 아직 세부 공약이 시청 홈페이지에 명확하게 공개돼 있지 않아 선거 공보물을 확인했다. 6·1 지방선거가 끝난 지 100일, 취임한지 80일이 지났음에도 세부 공약·이행방안을 구체적으로 정리하지 않아 아쉽다.박 시장은 3대 핵심 정책·10대 중점 정책·지역별 생활 정책을 제시했다. 3대 핵심 정책은 시민행복 15분 도시(3개)·글로벌 허브도시(5개)·아시아 창업도시(3개) 등 11개다. 10대 중점 정책은 인프라 혁신도시(4개)·생활체육 천국도시(2개)·디지털 전환도시(5개)·깨끗한 환경도시(4개)·지산학 인재도시(2개)·고품격 문화관광도시(4개)·촘촘한 복지도시(3개)·스마트 교통도시(4개)·안전한 안심도시(2개)·따뜻한 신뢰도시(3개) 등 총 33개다.지역별 생활 정책은 구별로 구분했으며 총 62개다. 국정연은 박 시장의 공약을 정치(4)·경제(9)·사회(14)·문화(14)·과학기술(3) 요소별로 구분했다.첫째, 정치 관련 공약은 메타버스 기반 지역 브랜드 마케팅 지원·서부산 제조업 디지털 팩토리 전환지원센터 설립·글로벌 메타 경제권 협력 네트워크 구축·해운대 53사단 부지 이전 등이다. 대부분의 공약이 실질적이기보다는 ‘정치적 구호’에 가깝다.둘째, 경제 관련 공약은 글로벌 디지털 금융도시 조성·친환경 수소 및 암모니아 첨단항만 조성·아시아 창업허브 조성·도심 내 저활용 시설 창업혁신공간으로 활용·블록체인 기반 글로벌 메타시티 부산 조성 등이 있다. 대부분이 공약이 침체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에는 부족하다.셋째, 사회 관련 공약은 가덕도 신공항 조기 착공·낙동강 본류 의존도 줄이고 경상남도의 깨끗한 원수 공급 추진·어반루프 등 신교통수단 추진 등이다. 부산시는 1991년 낙동강 페놀 오염사건 이후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받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넷째, 문화와 관련된 공약은 15분 생활행복 공공디자인 사업 추진·영어 상용 도시·세계 최고 영화제 도시 부산 조성·세계적 미술관 유치 등이 있다.다섯째, 과학기술 관련 공약 탄소 포집·활용·저장기술(CCUS) 선도,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인프라구축· 운영, 블록체인 기반 자원봉사 은행(V-Bank) 설립 등이다.▲ 부산광역시의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 모델의 평가 결과[출처 = iNIS]◇ 창업허브·어반루프 등 성공 가능성 낮음박 시장의 공약을 국정연이 개발한 갑옷(ARMOR) 즉 달성 가능성(Achievable)·적절성(Relevant)·측정 가능성(Measurable)·운영성(Operational)·합리성(Rational)의 지표를 적용해 평가했다. 간략한 내역과 개선방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첫째, 달성 가능성은 50점 만점에 14점에 불과했으며 대부분의 공약이 성공 가능성이 낮다. 글로벌 디지털 금융도시 조성은 싱가포르·홍콩도 완성하지 못한 비전이며 금융기관 몇 개 옮긴다고 구현되는 것이 아니다. 친환경 수소·암모니아 첨단항만 조성 공약도 임기 내에 관련 기술이 개발될 가능성이 낮다.둘째, 적절성은 공약이 부산시의 다양한 여건에 적합한지 평가하는 지표이며 22점을 획득했다. 세계 최고 영화제 도시 조성·세계적 미술관 유치 건립·글로벌 메타시티 조성·어반루프 등 신교통수단 추진 등이 침체된 부산경제를 회생시킬 묘안이라 보기는 어렵다.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 27회째를 맞이하지만 세계 최고 영화제로 발돋움하지 못했고 세계 3대 영화제인 프랑스 칸영화제·독일 베를린영화제·이탈리아 베니스영화제 수준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낮다. 대규모 문화행사는 전시행정의 표본이고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한지 오래다. 세계적 미술관 유치도 적절한지 의문이다.셋째, 측정 가능성은 공약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지 여부를 평가하며 23점을 받았다. 경제 관련 공약 중 디지털 금융도시·첨단항만·아시아 창업허브·글로벌 메가시티 등은 공약 이행이 완료됐는지 평가하기란 불가능하다.아시아 창업허브가 어떤 수준인지 측정하기도 어렵고 실패에 관대하지 않은 우리나라 사회 분위기로 창업을 하려는 청년층이 감소하고 있어 성공 가능성도 매우 낮다.넷째, 운영성은 행정조직·공무원이 공약을 실천할 역량·조직체계를 구축·운영했는지 평가하는 지표로 19점을 획득했다. 경남의 깨끗한 원수 공급도 오랫동안 우려먹은 선거 공약이며 경남의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다섯째, 합리성은 공약이 주민자치를 실현하고 주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도움이 되는지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며 15점으로 낙제점을 받았다.대표적으로 메타버스·블록체인·어반루프 등은 기술 개발이 미흡해 임기인 4년 내 실현 가능성도 낮고 지역주민의 삶을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비합리적인 공약이라는 의미다.종합적으로 박 도지사의 선거공약은 4년 동안 32개를 충실하게 이행해도 250점 만점에 93점으로 달성률은 37%에 불과하다. 적절성·측정 가능성은 평균 점수를 획득했지만 달성 가능성·운영성·합리성은 낙제점을 벗어나지 못했다.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선거공약=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선거공약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5G는 오곡(五穀·다섯 가지 곡식), 밸리(Valley)는 계곡을 의미한다. 문명은 ‘오곡백과’가 풍성한 계곡에서 탄생해 발전했기 때문에 국가·지자체가 번성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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